남강 위에 피어오른 밤의 풍경, 진주 김시민호 유람선

빛으로 물든 진주성 야경을 품은 야간 뱃길, 11월까지 즐기는 특별한 남강 야경 여행

2025-12-04     이지영

(스마트관광신문=경상) 해가 짧아지는 11월, 진주의 밤은 낮보다 더 깊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남강을 가로지르는 불빛, 물결에 흔들리는 성곽의 그림자, 강 위로 이어지는 빛의 흔적은 이 계절이 주는 가장 특별한 장면이다. 그 한가운데에서 남강을 따라 천천히 나아가는 유람선 ‘김시민호’는 진주의 야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야간 명소로 자리 잡았다.

 

Ⓒ 진주관광 공식 홈페이지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김시민 장군의 이름을 딴 이 유람선은 진주 남강의 뱃놀이라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전통 정자선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구현해냈다. 탑승은 물빛나루쉼터 망진나루에서 가능하며, 약 4km 구간을 따라 남강을 유유히 흐르듯 운항한다. 낮과 밤 모두 운항하지만, 이 유람선의 진가는 어둠이 내려앉은 뒤에 더욱 빛을 발한다. 강물 위에 반사되는 조명, 진주성의 성벽을 감싸는 붉고 은은한 빛, 그리고 유람선 주변을 스치는 잔잔한 물결까지 하나의 풍경처럼 어우러지며 특별한 감동을 만든다.

Ⓒ 진주관광 공식 홈페이지

특히 유등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남강변 곳곳에는 조형등과 경관조명이 상시 점등되어 있어 사계절 내내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유람선 위에서 바라보는 진주성은 낮과 전혀 다른 표정을 갖는데, 붉은 성벽과 함께 강을 밝히는 빛들이 오래된 시간을 품은 풍경처럼 느껴진다. 유람선의 속도는 빠르지 않기에 조용히 감상하며 스스로의 속도로 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자세한 운항 시간은 평일과 주말에 따라 다르지만, 1호선이 매시 정각 그리고 2호선이 매시 15분마다 출발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다만 점심·저녁 시간대에는 잠시 운항을 멈추며, 2025년 동계 운행은 11월 30일부로 종료된다. 야경 관람을 원하는 이라면, 11월 내 방문이 권장된다.

 

강 위에서 바라보는 남강의 밤은 오직 김시민호 위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경험이다. 조용히 흐르는 강, 그 위에 떠 있는 불빛, 그리고 한 시대를 지켜낸 성곽이 함께 만드는 진주의 밤 풍경은 여행이 아닌 ‘기억’에 가깝다. 누군가에게는 편안한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할 장면이 된다. 진주의 밤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유람선 위에서 천천히 흐르는 불빛을 따라가보길 권한다.

 

[물빛나루쉼터]

- 주소: 경남 진주시 망경동 187-3

- 운영시간: 월 정기휴무 / 화·수·목 13:00 ~ 21:00 / 금·토·일 10:00 ~ 21:00

- 이용요금: 대인 8,000원 / 소인 4,000원